작성일 : 19-04-26 08:14
[기자의 시각] '의회주의자 문희상'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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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필 정치부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자타가 일컬어 온 '의회주의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참모였던 문 의장은 "모든 나랏일은 국회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을 자주 인용했다. 여야의 국회 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를 스스로 강조하고 실천해왔다.

문 의장은 작년 7월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을 때도 여야 의원들 앞에서 "대화와 타협, 협치를 통한 국정 운영은 20대 국회의 태생적 숙명"이라고 했다. 국민이 선거에서 다당제를 선택했으니 "집주인인 국민이 만든 설계도에 따라 일꾼인 국회가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여당엔 "정권 2년 차에도 야당 탓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야당에는 "요구할 건 요구하되 내줄 것은 내주라"고 했다. 그는 여야 대치로 국회가 헛돌 때마다 각 당 대표나 원내대표들과 식사 자리를 갖고 "싸우더라도 국회에서 싸우자"고 했다.

그러나 요즘 문 의장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평소 공언해 온 '의회주의자'가 맞는지 갸웃거리게 한다. 여당이 '게임의 룰'인 선거제를 제1 야당의 동의 없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하겠다고 나섰지만, 문 의장은 이를 지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의원을 강제로 사임시키려 한 것도 병원에서 결재했다. 국회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컸지만, 문 의장은 '관례'를 앞세워 허가했다. 국회법은 임시국회 사·보임을 금지하고 있고, 의원 스스로 부득이한 사유로 신청할 때만 허용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사·보임 신청서를 팩스로 보내는 꼼수를 썼지만 순순히 받아들였다.

같은 민주당 출신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대비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7년 2월 정 의장은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들로부터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특검을 연장하는 법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정 의장은 "일방 처리는 반(反)헌법적 작태"라며 "교섭 단체 간 합의가 없으면 직권상정을 할 수 없다"며 단호히 거부했다. 같은 해 5월에는 한국당이 지도부를 따르지 않는 김현아 의원을 소속 상임위에서 강제로 사임시키려 했다. 이번 사·보임과 같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 의장은 "국회의원의 양심을 지켜주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거부했다.

문 의장은 패스트트랙 추진에 항의하는 임이자 의원의 얼굴을 만진 것으로 '성추행' 논란에까지 휘말려 있다. 성추행 의사가 없었다 하더라도 병원으로 가기 전 사과부터 하는 게 평소 그다운 행동이 아니었을까. 문 의장은 작년 9월 김성태 당시 한국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스피커를 자처하고 있다"고 비난했을 때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했다. 이런 오해가 더 커지기 전에 문 의장 스스로 성숙한 '의회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김경필 정치부 기자 pi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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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 설비투자 외환위기 이후 ''최악''
- 반도체 수출 타격 직격탄. 업종 편중 부작용 현실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올 1분기 한국 경제가 뒷걸음질을 쳤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2.6~2.7%)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이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으로 무역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가 한국 경제에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설비투자가 외환위기 이후 21년 만에 가장 저조해 한국 경제의 주춧돌인 제조업의 성장 엔진이 식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10.8% 감소했다.

이같은 최악의 성적표 배경에는 반도체 등 주력품목 수출 감소가 이어지면서 제조업 가동률이 하락하고, 민간투자 부진에도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근본적으로 한국 제조업의 주력 업종이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심각한 편중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력 업종의 업황이 타격을 받으면 ‘수출 악화→설비투자 부진→경제성장률 둔화’의 악순환에 빠질 수 밖에 없지만 서비스업 비중 확대 등 산업 재편은 제자리 걸음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비용 인상이 국내 소비여건 개선보다는 수출 가격경쟁력을 크게 악화시켰다”면서 “기업 입장에서 고용부담과 위험을 증가시켜 투자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한 2.5%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환율은 급등하고 주식시장은 하락해 1분기 성장률 쇼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9.60원 상승한 1160.50원으로 마감해 2017년 1월31일(1162.10원)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도 전날 대비 0.48%(10.53포인트) 내린 2190.50에 거래를 마쳤다.

이진철 (che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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