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4-22 07:04
“한 걸음에 도움 필요한 이웃 생각, 또 한 걸음에 예수님 사랑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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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한국교회 성도 5000여명 ‘5㎞ 붉은 물결’성도들이 20일 서울광장을 출발해 ‘2019 My 5K 걷기운동’을 완주한 뒤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축하 공연을 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용산 전쟁기념관까지 5㎞ 거리가 한국교회 성도 5000여명이 만든 붉은 색 물결로 가득 찼다. 성도들은 ‘함께 걸어요 My 5K’가 적힌 붉은 티셔츠를 입고 붉은 풍선을 들었다. 이들은 한 걸음 내디디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생각했고 또 한 걸음 내디디며 예수님 사랑을 생각했다. 선교단체 NCMN(Nations Changer Movement & Network·대표 홍성건 목사)이 주최한 ‘함께 걸어요 My 5K’ 행사에서다.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 하봉관(56)씨는 ‘이 5㎞ 거리를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전동휠체어를 구동했다. 비장애인보다 동작이 느려 행여 뒤처지지 않을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두려움은 이내 성취감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그와 보폭을 맞췄고 이웃들은 그를 반가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하씨는 “내 마음속에 있던 질투나 화가 이웃과 함께 걸으며 사랑으로 바뀌었다”며 “예수님 사랑으로 주변을 바라보며 주위 5㎞ 안의 이웃에겐 아픔이 없을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온 오진숙(55·여)씨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아침 일찍 일어난 피곤은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잊혔다. 서울광장을 출발해 숭례문 서울역을 거쳐 전쟁기념관까지 1시간을 걸으며 5㎞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했다. 오씨는 “마음만 먹으면 너끈히 걸을 수 있는 거리”라며 “5㎞ 안의 이웃을 돌보는 일도 어렵지만은 않겠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박선규(5)군도 5㎞를 걸었다. 함께 걷던 어른들은 박군에게 “꼬마가 힘차게 잘 걷는다”며 격려했다. 박군은 “풍선을 들고 걸으니 재밌다”며 “예수님 사랑으로 주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주교인이라고 밝힌 황영상(58)씨도 함께 걸었다. 그는 “5㎞ 안의 이웃에게 좋은 일을 하자는 의미가 마음에 새겨졌다”며 “다양한 사람이 차별 없이 함께 걸을 수 있는 평화스러운 나눔행사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쟁기념관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수도방위사령부 군악대와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협연을 들으며 이웃 사랑을 다짐했다. 홍성건 목사는 “올해 처음 시작한 행사의 취지는 우리가 사는 곳 반경 5㎞ 안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예수님의 4대 사역인 복음전파 구제 교육 의료를 펼치자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차별없이 하나 돼 함께 걸으며 즐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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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258만명으로 인구의 5%… 동정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 거두고 존중의 대상으로 여기는 게 우선

26년째 발달장애인 아들과 살아가고 있는 성도 A씨(55·여)는 최근 교회 내 카페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평소 아들과 함께 셀(소그룹) 모임에 참석해 왔는데 모임 도중 한 성도가 “우리 민혁이(가명) 까까 줄까” 하며 성인인 아들에게 아이 대하듯 했던 것이다.

A씨는 “집에 돌아온 아들이 머뭇거리다 카페에서 속상했던 감정을 드러내는데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쁜 마음으로 한 행동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지적하거나 화를 내진 못했지만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걸 절감했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 113만여명이던 우리나라 장애인 수는 지난해 258만명(전체 인구의 5%)을 넘어섰다. 하지만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은다.

김진우 덕성여대(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고 서로 존중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유형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면 선의를 갖고도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하거나 심리적 불편함을 초래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시각장애인에게 길을 안내하는 경우 장애인의 왼쪽에 서는 게 좋은지, 오른쪽에 서는 게 좋은지 위치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발달장애인과 대화할 때는 쉬운 말로 된 짧은 문장을 천천히 전하는 게 좋다. 장애인이 일부 규범을 지키지 않거나 공공장소에서 소리를 지르는 일이 있더라도 지적하기에 앞서 어떤 표현을 하고 싶었는지 물어보는 게 먼저다.

이계윤 지체장애인선교협의회장은 “배려가 지나쳐 차별이 생기면 안 된다”며 “비장애인의 일방적 판단으로 무조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게 장애인에겐 심리적 부담이 되거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최근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및 탈시설 기본방향’을 발표하면서 지역사회 내 교회와 성도들의 역할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애인의 시설 입소를 최소화하고 자신이 살던 곳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도록 하는 게 정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피하려고만 하면 제대로 알 수 없고 무지가 두려움을 만들면 부정적 태도가 생긴다”며 “교회 내 장애인 부서가 따로 있더라도 비장애인 성도와 함께 예배드리며 접촉 기회를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성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장애인과 소통하며 귀감이 되는 모습을 지역사회에 보여주는 게 빛과 소금의 역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회 내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고령자나 장애인들을 위해 물리적 장벽을 허무는 것)를 위한 지속적 노력도 요청된다. 이 목사는 “궁극적으로 ‘장애’란 단어가 떠오르지 않게 조금씩 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지역 내 장애인단체나 장애인단체총연맹 등에 요청하면 비장애인의 시선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공간 개선 사항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기영 기자 the71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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